2025.04.19 (토)

  • 구름많음동두천 11.3℃
  • 흐림강릉 9.2℃
  • 흐림서울 12.6℃
  • 대전 16.1℃
  • 구름많음대구 19.9℃
  • 구름많음울산 19.9℃
  • 광주 17.7℃
  • 흐림부산 17.7℃
  • 구름많음고창 15.1℃
  • 흐림제주 18.2℃
  • 맑음강화 8.6℃
  • 흐림보은 16.6℃
  • 구름많음금산 17.4℃
  • 흐림강진군 17.5℃
  • 흐림경주시 20.5℃
  • 흐림거제 17.4℃
기상청 제공

시사정치

무너지는 서민 경제, IMF를 연상 시켜

작년 폐업 91만…코로나 때보다 많아
2030 “휴대전화 요금 낼 돈도 없어”

 

내수 침체 기간이 길어지며 취약계층이 처한 상황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대출을 받아 장사를 시작했으나 인건비와 공공요금도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들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자를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며 연체율은 위험 수위까지 높아졌다. 카드대출이 2003년 카드 사태 때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업종 점포 개수가 코로나19 유행 시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폐업 점포는 6290개로 지난 1분기 5922개보다 늘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외식업종이 큰 타격을 받은 2020년 1분기 6258개보다 많은 수치다.

 

전국에서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작년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자영업자는 563만 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2854만 4000명의 19.7%에 그쳤다. 자영업자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건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1960년대 40%에 육박했던 자영업자 비중은 계속 감소했고 1989년 20%대로 떨어졌다. 그 이후에도 자영업자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10.15%에 달하며 2분기 연속 10%대를 기록 중이다.

 

장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다 보니 취약 자영업자 대출은 121조 9000억 원으로 1년 새 12조 8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그 결과 취약 차주 대출 비중도 10.5%에서 11.5%로 높아졌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91만 명이 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80만 명 안팎이었는데 10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에 따르면 폐업자의 절반(49.6%·44만 8000명)은 ‘사업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올해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수 침체의 또 다른 약한 고리는 청년층이다.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더욱이 대다수 기업은 신입 사원을 뽑는 대신 경력 직원만 채용하고 있다. 이러니 청년 취업 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경력을 쌓으려면 어디엔가는 취업해야 하는데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15~29세 청년 중 일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쉬고 있다는 답변이 한 달 새 1만 7000명이 늘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5만 6000명이 증가했다. 청년층의 이런 실정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휴대전화 요금 연체율이다.

 

30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국내 통신사업자 무선 통신 요금 연체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말 기준 20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건수는 3만 9839건, 연체액은 58억 2800만원에 달했다. 건수와 액수 모두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0대는 연체 건수가 3만 9047건, 연체액이 54억 3400만 원으로 20대 뒤를 이었다. 즉 휴대전화 요금을 낼 돈이 없을 만큼 빈곤해진 청년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카드대출도 받기 힘든 처지로 몰리는 이들이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서민과 취약계층이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도 정부는 실효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효과 없는 ‘부자 감세’만이 있을 뿐이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5조 원 맞춤형 지원과 대출 상환 기간 연장, 전기요금과 배달비 지원, 저금리 대출로 전환 등 여러 지원책을 거론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실감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년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여당은 청년 지원 예산을 늘리고 취업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당장 원하는 일자리를 찾다가 지쳐서 그냥 쉬는 청년들, 당장 휴대전화 요금을 낼 돈 없는 2030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와 청년들이 절박한 상황에 몰린 만큼 타성에서 벗어난 좀 더 과감한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 예산을 더 적극적으로 풀어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고, 청년에게 원하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창의적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

 

시민언론 들꽃 편집부